한국의 잊힌 문자, 이두·향찰·구결의 비밀

한국의 잊힌 문자, 이두·향찰·구결의 비밀

훈민정음 이전, 조상들은 우리말을 어떻게 기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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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이전에도 우리는 말을 썼고, 글을 남겼다

✅ 1. 한글 이전, 우리말은 문자로 남길 수 없었을까?

‘한글’이 창제되기 전까지, 조선과 그 이전의 한국에는 독자적인 문자 체계가 없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절반의 진실일 뿐이다.
물론 오늘날처럼 완전하고 과학적인 표기 체계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조상들은 우리말을 기록하고자 하는 꾸준한 시도를 이어 왔다.

당시에는 **공식 문서나 학문 분야에서는 한문(漢文)**이 사용되었지만, 이는 중국어 기반의 문자이기 때문에 한국어의 어순과 표현 방식을 온전히 담아내기 어려웠다.
그렇기에 우리 선조들은 한자의 음과 뜻을 차용하면서도, 한국어에 맞게 변형하여 사용하는 독창적인 방식을 고안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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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조상들의 지적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한글 창제 이전의 한국어 표기 방식으로는 대표적으로 이두(吏讀), 향찰(鄕札), **구결(口訣)**이 있다.
이들 시스템은 단순한 문자 도구가 아니라, 언어를 시각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창조적 실험의 결과였다.

이두는 행정 실무에서 한국어 문장을 적기 위한 실용적 표기법이었고, 향찰은 문학 작품인 향가를 한국어 음운에 맞춰 표현하기 위한 방식을 제공했다.
구결은 한문 경전을 한국어 어순에 맞게 읽고 이해하기 위해 만든 주석 시스템으로, 고대 학문 전승의 기반이 되었다.

이처럼 세 가지 표기법은 각각의 역할과 기능을 가지고, 훈민정음이 등장하기 전까지의 언어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핵심 도구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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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문자 체계가 없던 시대의 창의적 돌파구

당시 조상들은 자신들의 언어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문자가 없다는 한계를 잘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한자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한국어 어법에 맞게 재구성하여 사용하는 방법을 고안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러한 표기법들은 자연스럽게 문자 진화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결국 훈민정음 창제라는 혁신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기반을 마련한다.
한글은 무(無)에서 창조된 것이 아니라, 오랜 언어 실험과 표기 경험의 누적 위에 탄생한 문자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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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잊힌 문자들의 역사적 가치 되짚기

오늘날 우리는 훈민정음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문자 체계를 누리고 있지만,
그 이전에 사용되었던 이두·향찰·구결이라는 세 가지 표기법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잘 알지 못한다.

이 글은 한국 고유의 문자 표기법이 어떻게 존재했고, 왜 중요한지를 탐구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언어와 민족 정체성, 문자 진화의 흐름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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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두(吏讀): 행정과 실용을 위한 문자 시스템

▪️ 이두란?

이두는 한자의 음과 뜻(훈)을 빌려 우리말을 표기한 방식이다. 이름 그대로 ‘관리(吏)의 읽는 법(讀)’이라는 뜻에서 알 수 있듯, 실무용으로 주로 사용되었다.
삼국시대부터 시작되어 통일신라와 고려, 조선 초기까지 사용되었다.

▪️ 이두의 특징

• 한자 어순을 우리말 어순으로 재배열
• 동사·조사·어미 등을 한자나 훈차로 표현
• 문법적 요소를 표기할 수 있는 가장 초창기 시스템

▪️ 사용 예시

예를 들어, “나는 밥을 먹었다”는 표현에서 ‘나’는 “吾(오)”, ‘밥’은 “飯(반)”, ‘먹었다’는 “食也(식야)”처럼 표기될 수 있다.
이는 한문 독해에 익숙한 사람들이 우리말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창의적 해결책이었다.

 이미지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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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향찰(鄕札): 향가의 언어를 담은 문학적 표현

▪️ 향찰이란?

향찰은 신라와 고려 시대에 시(詩), 노래 등을 표기할 때 쓰인 문학적 문자 체계이다.
특히 **‘향가(鄕歌)’**라는 시가 장르를 표기하기 위해 사용되었기 때문에, 문학사적 가치도 매우 크다.

▪️ 향찰의 구성

• 한자의 **음(소리)**과 **훈(뜻)**을 모두 활용
• 의미를 담은 한자와 소리를 빌려 조사를 표현
• 매우 복잡하고 암호화된 방식으로 현대 해독이 어려움

▪️ 향가의 대표 예

• <찬기파랑가>, <헌화가>, <도솔가> 등
  이들 향가에 담긴 향찰 표기는 우리말의 운율과 정서를 표현한 흔적이다.

 이미지 예시

출처 : 나무위키(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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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구결(口訣): 한문 이해를 위한 보조 표기

▪️ 구결이란?

구결은 불경이나 한문 문서를 우리말 어순에 맞게 읽기 위해 단 문자나 부호를 붙인 방식이다.
학문, 교육용으로 사용되었으며, 불교 경전에서 주로 발견된다.

▪️ 특징

• 한문 문장의 구조를 우리말처럼 읽기 위한 보조 도구
• 점이나 선, 간단한 한자로 문장 구조를 보완
• 오늘날의 **‘주석’, ‘토씨’**와 유사한 기능

▪️ 예시

화엄경, 법화경 등 불교 경전에 토씨를 다는 형태로 남아 있다.
구결은 문자라기보다는 **한문 해독을 위한 ‘중간언어적 시스템’**에 가깝다.

 이미지 예시

석독구결의 실제 예시 –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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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이두·향찰·구결의 차이점

구분사용 시기목적사용 대상특징

이두	삼국~조선초	행정, 실무	관리, 관청	한자의 음과 훈 차용
향찰	신라~고려	문학 (향가)	시인, 사찰	음과 훈을 조합
구결	고려~조선	교육, 경전 독해	승려, 유학자	주석처럼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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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왜 우리는 이 문자들을 알아야 하는가?

훈민정음이 창제되기 전, 우리의 언어를 표현하려는 시도는 지속적이고 창의적이었다.
한자가 한국어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체감하면서도, 우리말을 포기하지 않고 ‘기록’하려 했던 노력이 이두·향찰·구결이라는 형태로 남았다.

이 표기법들은 문자 발명 이전의 언어 인프라 구축 과정이며,
훈민정음은 그 흐름의 정점이자 혁신적 완성이다.

오늘날 우리가 이 세 가지 표기법을 다시 조명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과거의 문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언어의 주체성과 민족적 자존을 지키기 위한 집단 지성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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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되지 않았으면, 사라졌을 것이다

✅ 1. 언어는 기록되어야 존재할 수 있다

모든 언어는 사용뿐만 아니라 기록을 통해 전승될 때 생명력을 갖는다.
구전(口傳)만으로 유지된 언어는 세대가 바뀌면 쉽게 왜곡되거나 소멸된다.
때문에 인간은 언어를 보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문자 체계를 개발하고 개선해왔다.

이두·향찰·구결은 그런 필요에 의해 등장했다.
이들은 비록 정형화된 문자는 아니었지만, 한국어 고유의 문법과 어순, 의미를 반영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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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고대 한국인의 언어 보존 노력

오늘날 우리가 한글을 사용하는 데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는 이유는,
훈민정음이라는 문자 체계가 조선시대 중기에 창제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전의 사람들은 문자 없는 시대에도 자신의 말을 글로 남기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두는 행정과 실용을, 향찰은 예술과 문학을, 구결은 교육과 학문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며,
당시 사회 속 다양한 목적에 맞춰 언어를 ‘기록’하려는 시도를 이어갔다.
이러한 시도가 없었다면, 우리말은 ‘소리로만 존재하는 사라진 언어’가 되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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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한글은 그 노력 위에서 완성된 정점

훈민정음은 창제자들의 독창성과 과학적 설계에 의해 만들어진 위대한 문자다.
그러나 그 발명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결과가 아니라, 이두·향찰·구결처럼 선조들이 이어온 언어 기록 실험의 축적 위에서 태어난 것이다.

즉, **훈민정음은 한국어 표기의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진화의 완성단계’**로 이해해야 한다.
과거의 잊힌 문자들을 아는 것은,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의 가치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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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잊힌 문자들을 기억하는 일의 중요성

이제 우리는 한글이라는 완성형 문자 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그 길을 닦은 이두·향찰·구결의 존재와 가치를 잊지 않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단순히 ‘과거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를 지키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민족적 정체성에 대한 존중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가 쓰는 문자도, 앞으로 다음 세대에게 이어질 ‘기록 문화’의 일부다.
잊힌 문자들을 돌아보는 일은, 언어와 문화의 미래를 지키는 첫걸음이다.